2009년 9월 4일 금요일

제주 올레 - Day 3



오늘의 목표는 외돌개에서 월평 포구까지 15.1km의 7코스와 8코스 중에서 월평에서 중문 해수욕장까지이다.


어제 저녁 중문해수욕장 입구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거기서 2틀을 머물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돈내코 야영장에 묶는 것이었지만, 대중 교통이 썩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의 코스 중간 지점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아예 놓고 다니기로 했다.
2틀동안의 올레에서 깨달은 것이다. "무소유"
카메라, 지갑, 핸드폰, 물병만 들고 길을 나선다.
아는 분의 강추 코스인 7코스가 오늘의 시작.


외돌개는 그 이름만큼 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또한, 기암 괴석과 해안을 볼 수 있다.
웬지 오늘은 관광 모드가 된 듯 하다.


9시부터 시작한 오늘은 12시가 다 되어 풍림 리조트에 도착했다.
풍림 리조트에서는 올레꾼을 위한 점심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목금에는 올레 뷔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화요일... 제그럴.
리조트 앞에 꾸며진 바닷가 우체국.
엽서를 써서 보내면, 정말로 배달이 된단다.
꼭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었지만, 그냥 관두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그렇게 걷다 보니, 생명평화의 마을 강정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부터는 약간 의아한 길인데, 저 해안가의 길을 그냥 따라 가면 된다.
딱히 길이라는 것이 없다.
저 사진 귀퉁이의 커플이 물어 본다.
이 길이 맞냐고... 난 말했다. 이 몽돌 해변에서 정해진 길이 어디 있냐고...
그냥 내가 가면 그게 길이 아닌가?
문득 다모의 대사가 떠 오른다.
처음부터 길이 어디 있나? 한 명 두 명 가다 보면 그게 길이 되는 것이지...
때 아닌 길타령이군.


올레길을 걸으며 가끔 한라산을 보았다.
오늘은 때때로 구름이 껴서 걷기에는 좋았지만,
한라산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제주에 와서는 날이 좋으면 무조건 한라산부터 가라고 그랬는데...
한라산은 아직 나와의 연은 아닌가 보다.


그렇게 오후 3시쯤 7코스 종점은 월평포구에 도착했다.
기대와 달리 조그만 포구.
사실 포구라 하기에는 좀...
중문까지 계속 길은 재촉한다.


또 어느덧 포구에 도착했다.
오늘은 몸도 마음도 가볍고, 날씨 또한 가끔 흐려 주니...
진도가 잘 나가는 듯...
맘 먹은데로 착착 진행되는 거 같다.


그렇게 어느덧 주상절리 가까이에 다가 왔다.
저 멀리 돈을 내고 주상절리를 구경하는 사람과
이렇게 멀리서 그들을 보는 사람...


그렇게 오늘의 목적지인 씨에스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리만 건너면 중문 해수욕장 입구다.
약 5시경이었으니 오늘은 한 8시간 가량 걸었구나.
그래도 몸도 마음도 가볍다.
무소유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오랜만에 깨끗이 씻고자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근처의 찜질방을 찾는다.
중문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30분 가량을 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서 지나쳐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니 허무하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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