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일 수요일

제주 올레 - Day 2

외돌개 ~ 쇠소깍까지 14.4km


날이 밝았다. 하루가 다시 시작한다.
요즘은 7시가 되면 자연스레 눈이 떠진다.
나이가 들었나?
전날의 피곤함때문인지, 잠은 잘 잤다.
우려했던 아침 햇살의 따가움도 없었다.
준비해 간 전투 식량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싼 다음에 야영장에 속해 있는 모구리 오름을 올랐다.


어제 지나쳤던 우도와 성산봉이 저 멀러 보이며,
한라산도 살짝 보여준다.
어제보단 구름이 많이 끼어서 정상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침부터 열심히 부산을 떨었지만,
그래도 쇠소깍에 도착하니 12시다.
모구리 야영장이 생각보다 외진 곳에 있어서, 이동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여긴 오토 캠핑장으로써는 추천이지만, 야영장으로써는 비추다.
그래도 오늘은 욕심 없이 6코스만 완주다.


쇠소깍.
사실 이번 올레 전에 제주의 관광지에 대해서 크게 조사하지는 않았다.
관광지에 나오는 소개도 대충~
그래서 뭐 잘 모르겠네.
다만, 물 색깔이 이쁘다는 정도...
태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정도...
나에겐 걷는 거 외에는 큰 감흥이 없는 듯 하다.


6코스에서 가장 힘든 것 같은 제지기 오름을 올랐다.
여긴 왕복 코스라 무거운 배낭은 입구에 던져 버리고,
물통과 카메라만 들고 갔다 온 곳...
역시 욕심도 없고, 소유도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
부처님의 '무소유'를 약간은 이해할 것 같다.
아래 보목항도 보이고, 그 앞에 문섬도 보이고...
마을 산책 코스로 꾸며 놓아서 오르기도 쉽다.


6코스에서 가장 맘에 드는 소정방 폭포!
바로 옆에 정방 폭포보다 작다 하여 小정방 폭포다.
정방 폭포는 돈을 내지만, 여기는 무료~
그래서인지 마을 주민들이 많이 찾고,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저 아래에서 폭포수 마사지를 즐기는 곳이다.
나도 준비해간 방수 자켓만 입고, 물을 맞았다.
마사지가 되어서 시원하고, 물이 차서 시원하고...
바로 앞에는 몽돌 해안이라 해수욕과 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완소장소다!


서귀포시내에 있는 천지연 폭포.
올레 코스는 아래까지 내려 가지 않으므로, 그 웅장함 혹은 아름다움을 알 수는 없다.
6코스는 서귀포 시내를 지나가게 되어 있다.
시내에서 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을 헤맸다.
제주 올레는 파란 화살표나 리본을 따라 걷는다.
만약, 반대로 걷는다면 노란색을 따라 간다.
올레를 하다 보면, 도로에 새겨진 파란색에 민감하다.
서귀포 시내는 도로에 여러 표식을 다 파란색으로 칠해 놓았고,
도로 공사하는 곳이 많아서,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B코스라는 올레 사이트에도 없는 이상한 길이 있다.
문제는 사람들을 B코스로 유도하려고 A코스라는 길이 잘 못 되었다는 안내도 있다.
(사실 올레 공식길은 A코스다.)
B코스는 서귀포 시내를 더욱 더 거쳐서 재래 시장을 지나게 되어 있으며,
그 재래 시장을 지나치니, 더 이상의 길 표식을 찾지 못 해서,
되돌아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지경까지...
아마도 올레덕에 (현대식) 재래시장 매출이나 올려 보자는 속셈(?)
결국 여기는 오염된(?) 올레길이다.
올레가 제주의 삶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관광지 제주에서 이정도쯤은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할지도...


서귀포 시내에서 헤매기를 수차례해서
겨우겨우 6시가 다 되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외돌개에 도착했다.
올레 지정 쉼터인 솔빛바다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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