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때 구멍난 올레길을 잇기 위해서...
올레길 2코스에서 5코스까지가 1차 목표며,
8코스 후반 남겨둔 부분과, 가능하면 우도까지...
그렇게 부산발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서 2코스 시작지인 성산까지는 넉넉잡아서 2시간 소요.
한번 와 본 곳이라 그런지 이제 버스 타는 것이 매우 익숙해졌다.
다시 만난 올레 표시.
올레에 대해 익숙해서 그런지 이번 올레길에서는 길을 잘 못 든 게 2번 정도...
그것도 딴 생각하다가 표식을 못 보고 지나처서...
서귀포처럼 혼란스럽지 않다.
2코스부터 5코스까지는 해안과 중산간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는 올레길로
전체적으로는 올레다운 곳이다.
번잡하지 않으며, 관광지라는 느낌보다는 제주의 삶을 지나쳐 가는 그런 길이란 느낌.
아니면 성수기라 아니라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표선 해수욕장에서의 1박.
생각과 달리 더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이 넓은 야영장에 홀로 야영하다 보니 엄습해 오는 불안감과 끊임없는 파도 소리때문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잠을 설쳐야 했고,
아침 5시에 근처 민속촌의 판소리하시는 분들의 판소리 연습 때문에 이른 아침에 기상했다.
3,4코스는 한 코스가 20km 이상으로 다른 코스에 비해 매우 긴편이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시작해도 이렇게 하루가 끝날 때쯤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물론 그 덕분에 이런 멋진 일몰도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올레길은 지난번보다 무척 힘들었다.
3일동안 2~5코스를 걷는다는 것...
더군다나 3,4코스는 다른 곳보다 코스가 길고,
중산간 도로를 걷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나랑 수년을 함께한 등산화가 그 역활을 다 했는지
두어시간을 걷고 나면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렇게 이른 아침에 발견한 이 시가 나를 울린다.
그렇게 3일동안 미친듯이 걸어서 끊어진 나의 올레를 이었다.
남은 부분은 내년의 몫이 되겠지...
난 왜 걸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설레임이고 끌림이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갈 뿐이고...
때로는 이런 저런 망상 속에 길을 갈 뿐이고...
때로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사는 얘기를 하며 길을 갈 뿐이고...
단지 길이 있기 때문에 나는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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