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0일 화요일

다시 찾은 제주도 - 올레길을 걷다.

추석연휴를 이용해서 제주도를 다시 찾았다.
여름휴가 때 구멍난 올레길을 잇기 위해서...
올레길 2코스에서 5코스까지가 1차 목표며,
8코스 후반 남겨둔 부분과, 가능하면 우도까지...
그렇게 부산발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서 2코스 시작지인 성산까지는 넉넉잡아서 2시간 소요.
한번 와 본 곳이라 그런지 이제 버스 타는 것이 매우 익숙해졌다.


다시 만난 올레 표시.
올레에 대해 익숙해서 그런지 이번 올레길에서는 길을 잘 못 든 게 2번 정도...
그것도 딴 생각하다가 표식을 못 보고 지나처서...
서귀포처럼 혼란스럽지 않다.

2코스부터 5코스까지는 해안과 중산간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는 올레길로
전체적으로는 올레다운 곳이다.
번잡하지 않으며, 관광지라는 느낌보다는 제주의 삶을 지나쳐 가는 그런 길이란 느낌.
아니면 성수기라 아니라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표선 해수욕장에서의 1박.
생각과 달리 더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이 넓은 야영장에 홀로 야영하다 보니 엄습해 오는 불안감과 끊임없는 파도 소리때문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잠을 설쳐야 했고,
아침 5시에 근처 민속촌의 판소리하시는 분들의 판소리 연습 때문에 이른 아침에 기상했다.


3,4코스는 한 코스가 20km 이상으로 다른 코스에 비해 매우 긴편이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시작해도 이렇게 하루가 끝날 때쯤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물론 그 덕분에 이런 멋진 일몰도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올레길은 지난번보다 무척 힘들었다.
3일동안 2~5코스를 걷는다는 것...
더군다나 3,4코스는 다른 곳보다 코스가 길고,
중산간 도로를 걷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나랑 수년을 함께한 등산화가 그 역활을 다 했는지
두어시간을 걷고 나면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렇게 이른 아침에 발견한 이 시가 나를 울린다.


그렇게 3일동안 미친듯이 걸어서 끊어진 나의 올레를 이었다.
남은 부분은 내년의 몫이 되겠지...


난 왜 걸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설레임이고 끌림이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갈 뿐이고...
때로는 이런 저런 망상 속에 길을 갈 뿐이고...
때로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사는 얘기를 하며 길을 갈 뿐이고...
단지 길이 있기 때문에 나는 걷는다.


제주올레 Reloaded 앨범보기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지리산 둘레길을 두르다.

智異山 - 그곳을 갔다.
대학 3학년 여름 지리산 종주를 끝으로 10년 가까이 찾지 못 했던 곳.
해마다 올해는... 올해는...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2009년 여름 지리산을 위해 난 준비를 했다.
그렇게 준비하다가 알게된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을 빙 둘러서 약 300km의 트레일이며,
현재는 남원-함양-산청으로 이어지는 70km가 완성되어 있다.
성수기 산장에서 받을 스트레스로 일치감치 종주는 포기하고,
지리산 둘레길로 눈을 돌렸다.

9/11, 9/12, 9/13, 9/19 이렇게 4일동안 70km의 그 길을 걸었다.
그것이 벌써 1달.
1달이 지나서 그 때의 느낌을 살리려니 쉽지 않다.
아직은 마음으로 간직하기에는...

하지만, 이제 다시 지리산을 찾았다.
앞으로 다시 그곳을 찾으리라.

지리산 둘레길 앨범

2009년 9월 5일 토요일

제주 올레 - Day 4


대평포구에서 화순 해수욕장까지 8.81km의 매우 짧은 코스다.
원래 계획에 없었으나, 2시간이면 가능하다는 얘기에
오전은 올레 9코스 오후에는 중문 해수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어제의 종착지였던 씨에스 호텔의 건너편 배릿내 오름 입구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하얏트 호텔 산책로까지 걸어 간 다음,
버스를 타고 9코스 시작인 대평포구에서 시작할 계획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대평포구에서 꺼꾸로 중문해수욕장으로 돌아 와서 8코스와 9코스를 이어 보자고...


이 다리를 찾기 위해 배릿내 오름까지 올라 버렸다.
중문 올레와 제주 올레가 혼재된 배릿내 오름에서 1시간을 넘게 허비해 버렸다.
겨우 이 길로 들어서 제주 올레를 이었더니,
나의 텐트가 나온다. -_-;
결국 다시 계획을 수정해서 논짓물까지 버스로 가서 9코스를 잇기로 했다.


이번엔 버스 기사가 내릴 곳을 얘기해 주지 않는 바람에
논짓물을 지나쳐 버스 종점인 대평포구에 도착했다.
제주에서 4일동안 있으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이건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인 듯 하다.
제주에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한다는 것이 이상한 것인가?


뜨거운 햇살 아래 저 언덕(?)을 지나 왔다.
9코스는 저 곳만 지나면 된다.
난 시간 관계상 안덕계곡으로 도는 B코스가 아닌 A코스를 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B코스를 택하지만...
사실 4일째가 되니, 비록 배낭은 없지만, 약간 지치기도 하고,
귀차니즘도 있고, 빨리 오늘의 목표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짧은 길을 택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2시간만에 9코스가 끝났다.
정말 짧군.
이 곳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중문으로 돌아 간다.
버스로 돌아 가는 길, 많은 올레 꾼들을 본다.
B코스가 차도와 연결된 듯 하다.
아~ B코스를 택하지 않길 잘 했다며 스스로 자화자찬.


돌아 오는 길 이렇게 중문 해수욕장을 거닐어 본다.
알고 보니 이 길도 올레길이다.
결국 8코스는 하야트 호텔까지 완주 했으며,
하야트 호텔에서 대평포구까지 이으면 된다.
오후에는 이 곳 중문 해수욕장에 빠져서 때 늦은 여름 휴가를 즐긴다.
그렇게 3박 4일간의 여름 휴가는 끝나간다.

- 끝마치며
제주 올레.
난 왜 시작했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작했다면 끝을 봐야겠지.
난 다시 제주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좀 더 나은 장비들을 구매하고 있다.
나의 올레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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