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제주 올레 - Day 4


대평포구에서 화순 해수욕장까지 8.81km의 매우 짧은 코스다.
원래 계획에 없었으나, 2시간이면 가능하다는 얘기에
오전은 올레 9코스 오후에는 중문 해수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어제의 종착지였던 씨에스 호텔의 건너편 배릿내 오름 입구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하얏트 호텔 산책로까지 걸어 간 다음,
버스를 타고 9코스 시작인 대평포구에서 시작할 계획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대평포구에서 꺼꾸로 중문해수욕장으로 돌아 와서 8코스와 9코스를 이어 보자고...


이 다리를 찾기 위해 배릿내 오름까지 올라 버렸다.
중문 올레와 제주 올레가 혼재된 배릿내 오름에서 1시간을 넘게 허비해 버렸다.
겨우 이 길로 들어서 제주 올레를 이었더니,
나의 텐트가 나온다. -_-;
결국 다시 계획을 수정해서 논짓물까지 버스로 가서 9코스를 잇기로 했다.


이번엔 버스 기사가 내릴 곳을 얘기해 주지 않는 바람에
논짓물을 지나쳐 버스 종점인 대평포구에 도착했다.
제주에서 4일동안 있으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이건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인 듯 하다.
제주에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한다는 것이 이상한 것인가?


뜨거운 햇살 아래 저 언덕(?)을 지나 왔다.
9코스는 저 곳만 지나면 된다.
난 시간 관계상 안덕계곡으로 도는 B코스가 아닌 A코스를 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B코스를 택하지만...
사실 4일째가 되니, 비록 배낭은 없지만, 약간 지치기도 하고,
귀차니즘도 있고, 빨리 오늘의 목표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짧은 길을 택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2시간만에 9코스가 끝났다.
정말 짧군.
이 곳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중문으로 돌아 간다.
버스로 돌아 가는 길, 많은 올레 꾼들을 본다.
B코스가 차도와 연결된 듯 하다.
아~ B코스를 택하지 않길 잘 했다며 스스로 자화자찬.


돌아 오는 길 이렇게 중문 해수욕장을 거닐어 본다.
알고 보니 이 길도 올레길이다.
결국 8코스는 하야트 호텔까지 완주 했으며,
하야트 호텔에서 대평포구까지 이으면 된다.
오후에는 이 곳 중문 해수욕장에 빠져서 때 늦은 여름 휴가를 즐긴다.
그렇게 3박 4일간의 여름 휴가는 끝나간다.

- 끝마치며
제주 올레.
난 왜 시작했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작했다면 끝을 봐야겠지.
난 다시 제주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좀 더 나은 장비들을 구매하고 있다.
나의 올레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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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4일 금요일

제주 올레 - Day 3



오늘의 목표는 외돌개에서 월평 포구까지 15.1km의 7코스와 8코스 중에서 월평에서 중문 해수욕장까지이다.


어제 저녁 중문해수욕장 입구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거기서 2틀을 머물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돈내코 야영장에 묶는 것이었지만, 대중 교통이 썩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의 코스 중간 지점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아예 놓고 다니기로 했다.
2틀동안의 올레에서 깨달은 것이다. "무소유"
카메라, 지갑, 핸드폰, 물병만 들고 길을 나선다.
아는 분의 강추 코스인 7코스가 오늘의 시작.


외돌개는 그 이름만큼 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또한, 기암 괴석과 해안을 볼 수 있다.
웬지 오늘은 관광 모드가 된 듯 하다.


9시부터 시작한 오늘은 12시가 다 되어 풍림 리조트에 도착했다.
풍림 리조트에서는 올레꾼을 위한 점심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목금에는 올레 뷔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화요일... 제그럴.
리조트 앞에 꾸며진 바닷가 우체국.
엽서를 써서 보내면, 정말로 배달이 된단다.
꼭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었지만, 그냥 관두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그렇게 걷다 보니, 생명평화의 마을 강정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부터는 약간 의아한 길인데, 저 해안가의 길을 그냥 따라 가면 된다.
딱히 길이라는 것이 없다.
저 사진 귀퉁이의 커플이 물어 본다.
이 길이 맞냐고... 난 말했다. 이 몽돌 해변에서 정해진 길이 어디 있냐고...
그냥 내가 가면 그게 길이 아닌가?
문득 다모의 대사가 떠 오른다.
처음부터 길이 어디 있나? 한 명 두 명 가다 보면 그게 길이 되는 것이지...
때 아닌 길타령이군.


올레길을 걸으며 가끔 한라산을 보았다.
오늘은 때때로 구름이 껴서 걷기에는 좋았지만,
한라산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제주에 와서는 날이 좋으면 무조건 한라산부터 가라고 그랬는데...
한라산은 아직 나와의 연은 아닌가 보다.


그렇게 오후 3시쯤 7코스 종점은 월평포구에 도착했다.
기대와 달리 조그만 포구.
사실 포구라 하기에는 좀...
중문까지 계속 길은 재촉한다.


또 어느덧 포구에 도착했다.
오늘은 몸도 마음도 가볍고, 날씨 또한 가끔 흐려 주니...
진도가 잘 나가는 듯...
맘 먹은데로 착착 진행되는 거 같다.


그렇게 어느덧 주상절리 가까이에 다가 왔다.
저 멀리 돈을 내고 주상절리를 구경하는 사람과
이렇게 멀리서 그들을 보는 사람...


그렇게 오늘의 목적지인 씨에스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리만 건너면 중문 해수욕장 입구다.
약 5시경이었으니 오늘은 한 8시간 가량 걸었구나.
그래도 몸도 마음도 가볍다.
무소유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오랜만에 깨끗이 씻고자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근처의 찜질방을 찾는다.
중문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30분 가량을 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서 지나쳐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니 허무하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제주올레 - Day 3 앨범 보기

2009년 9월 2일 수요일

제주 올레 - Day 2

외돌개 ~ 쇠소깍까지 14.4km


날이 밝았다. 하루가 다시 시작한다.
요즘은 7시가 되면 자연스레 눈이 떠진다.
나이가 들었나?
전날의 피곤함때문인지, 잠은 잘 잤다.
우려했던 아침 햇살의 따가움도 없었다.
준비해 간 전투 식량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싼 다음에 야영장에 속해 있는 모구리 오름을 올랐다.


어제 지나쳤던 우도와 성산봉이 저 멀러 보이며,
한라산도 살짝 보여준다.
어제보단 구름이 많이 끼어서 정상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침부터 열심히 부산을 떨었지만,
그래도 쇠소깍에 도착하니 12시다.
모구리 야영장이 생각보다 외진 곳에 있어서, 이동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여긴 오토 캠핑장으로써는 추천이지만, 야영장으로써는 비추다.
그래도 오늘은 욕심 없이 6코스만 완주다.


쇠소깍.
사실 이번 올레 전에 제주의 관광지에 대해서 크게 조사하지는 않았다.
관광지에 나오는 소개도 대충~
그래서 뭐 잘 모르겠네.
다만, 물 색깔이 이쁘다는 정도...
태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정도...
나에겐 걷는 거 외에는 큰 감흥이 없는 듯 하다.


6코스에서 가장 힘든 것 같은 제지기 오름을 올랐다.
여긴 왕복 코스라 무거운 배낭은 입구에 던져 버리고,
물통과 카메라만 들고 갔다 온 곳...
역시 욕심도 없고, 소유도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
부처님의 '무소유'를 약간은 이해할 것 같다.
아래 보목항도 보이고, 그 앞에 문섬도 보이고...
마을 산책 코스로 꾸며 놓아서 오르기도 쉽다.


6코스에서 가장 맘에 드는 소정방 폭포!
바로 옆에 정방 폭포보다 작다 하여 小정방 폭포다.
정방 폭포는 돈을 내지만, 여기는 무료~
그래서인지 마을 주민들이 많이 찾고,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저 아래에서 폭포수 마사지를 즐기는 곳이다.
나도 준비해간 방수 자켓만 입고, 물을 맞았다.
마사지가 되어서 시원하고, 물이 차서 시원하고...
바로 앞에는 몽돌 해안이라 해수욕과 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완소장소다!


서귀포시내에 있는 천지연 폭포.
올레 코스는 아래까지 내려 가지 않으므로, 그 웅장함 혹은 아름다움을 알 수는 없다.
6코스는 서귀포 시내를 지나가게 되어 있다.
시내에서 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을 헤맸다.
제주 올레는 파란 화살표나 리본을 따라 걷는다.
만약, 반대로 걷는다면 노란색을 따라 간다.
올레를 하다 보면, 도로에 새겨진 파란색에 민감하다.
서귀포 시내는 도로에 여러 표식을 다 파란색으로 칠해 놓았고,
도로 공사하는 곳이 많아서,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B코스라는 올레 사이트에도 없는 이상한 길이 있다.
문제는 사람들을 B코스로 유도하려고 A코스라는 길이 잘 못 되었다는 안내도 있다.
(사실 올레 공식길은 A코스다.)
B코스는 서귀포 시내를 더욱 더 거쳐서 재래 시장을 지나게 되어 있으며,
그 재래 시장을 지나치니, 더 이상의 길 표식을 찾지 못 해서,
되돌아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지경까지...
아마도 올레덕에 (현대식) 재래시장 매출이나 올려 보자는 속셈(?)
결국 여기는 오염된(?) 올레길이다.
올레가 제주의 삶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관광지 제주에서 이정도쯤은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할지도...


서귀포 시내에서 헤매기를 수차례해서
겨우겨우 6시가 다 되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외돌개에 도착했다.
올레 지정 쉼터인 솔빛바다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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